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동토의 여명/에피소드 가이드/1부 6장 (문단 편집) == {{{#SKYBLUE 60. 잿빛늑대}}} == 시간을 잠시 돌려, 출격 이전의 상황. 어두운 서고를 밝히는 등불 주위로 나방과 날벌레 수마리가 꼬여든다. 그리고 그 아래 꽤 너른 탁자에, 갈색머리 궁녀 하나가 앉아 있다. 그렇다. 그녀는 바로 [[리아(동토의 여명)|리아]]다. '어딜 가도 막내 일은 정해져 있단 건가.. 밤 늦게까지 책정리라니..' 그때, 리아는 왠 인기척을 느낀다. 하지만 저 너머엔 그 누구도 뵈질 않고.. 리아는 조심스레 묻는다. "거기.. 누구.." 그 순간! 뒤에서 나온 손이 리아를 덮친다. "... 쉬잇. 소리 내지도 움직이지도 마십시오!" 리아의 입을 막은 사내.. 잠깐, 그는 바로 [[무라이(동토의 여명)|무라이]]다..? 놀란 마음 진정시킬 틈도 없이, 맞은 편의 기둥 뒤에서 선비 셋이 나타난다. "무라이님!" "쳇! 재빠르기가 생쥐로군." "이러시면 저희가 곤란해집니다!" "몇 번씩 말하지 않았나! 이곳에 내 환영갑이 있다고!!" "이런 곳에 그런 유물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하여간 선비들 고지식한 건 알아줘야 한다니까. 그냥 벌점 좀 받고 넘어가면 될 것을.." "[[아밈]]님의 마음을 정말 모르시겠습니까? 그 몸으론 무리십니다!" 그렇다. 무라이는 아밈의 명에 불복하고 푸른궤에서 뛰쳐나와, 몸소 마라흔산에 가기로 결심한 것! 무라이와 선비들의 대화를 들은 리아는, 대궁전에서 보았던 그를 기억해낸다. '무라이? 무라이라면 아까 그.. 울림선비?' "모시겠습니다. 부디 선힘을 쓰지 않게 해주십시오." "선힘을 아무 데서나 뇌까리다니.. 당돌한 것이 으뜸선비들답군..!! 어디 할 수 있다면 해보시게! 하지만 조심해야 할 거야.. 잘못해서 아기장궁에게 생채기라도 내는 날엔 불뚱이 [[대모장려]]님께서 가만 계시지 않을 테니.." 리아는 무라이의 품에 갇혀 꼼짝을 못한다. 리아의 마음이 몹시 불안해진다. '이, 이제 난 어떻게 되는 거지?' "지금도 충분히 노하실 상황 같습니다만.. 정 그러시다면 저흰 그럼 아밈님의 명령보다 좀 더 가벼운 대모님의 불호령을 택하겠습니다." 선비들의 손 언저리에서 선힘이 돌기 시작한다. "... 그래서 해보겠다는 건가? 날 상대로?" "큭.." 그 말을 들은 선비들은 멈칫한다. * * * || [[파일:동토의여명-1-60.jpg]] || * * * '미치겠군! 대항하자니 일이 커질 것 같고 가만 있자니 말려들 것 같은데.. 안 되겠다, 다른 선인들이 도착할 때까지 최대한 삐대보는 수밖에..' 선비들은 무라이에게 도발하며, 시간을 끌어보기로 한다. "... 실망입니다. 저희 하나 어쩌지 못해 인질이라니.." 무라이는 가소롭다는 듯 그들을 쳐다본다. "으뜸선비들의 수준도 많이 하향됐군.. 잘 보시게, 내가 잡은게 인질인지 기회인지!" 무라이의 전신에서 선힘이 일렁인다. "서, 선술!?" 무라이의 선힘이 리아의 몸을 감싼다. 이윽고.. 리아의 옷이.. 터진다..? "저건 선술이 아니잖아!!" 선비들이 황당해 하는 사이, 무라이는 선비들의 머리 위로 높이 뛰어오른다. 그리고, 그가 던진 침들은 정확하게 선비들의 목 옆에 꽂혀든다. 그들의 뒷편에 사뿐 착지하는 무라이.. 선비들은 머지않아 기절하고 만다. 그러나, 리아는 지금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나,나,나,나 알몸?!?! 그보다, 몸이...! 몸이 말을 안들어!!' 리아의 얼굴이 시뻘겋다. 무라이는 자신의 외투를 벗어 살포시 덮어 주며, 리아에게 사과한다. "속박을 풀어드리지요. 장려님께 결례를 범했습니다. 지금의 저로썬...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무라이는 리아에게 바짝 붙어 그녀의 귀에 속삭인다. 리아는 수치심에 눈물을 글썽인다. "속박이 풀리면 몸을 움직일 수도 소릴 지를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리아는 힘이 풀려 주저 앉는다. "무슨, 이런!! 제게 평생 잊지 못할 수치심을 안겨주신 것도 모자라 소리 지르지도 말라고요?!" 그런데.. 무라이의 상태가 좋지 않다. 그는 비틀거리더니 벽에 부딪힌다. "선비님!!" 무라이는 거친 숨을 내쉰다. "이곳에.. 갑주가 있습니다.." "계속 갑주 갑주...! 그보다 푸른 궤로 돌아가셔야 할 것.." "... 갑주만 찾으면 힘 같은 건 금방 회복됩니다.." 무라이는 비틀거리면서 계속 걸음을 고집한다. "아니.. 그런 물건이 이곳에 정말 있긴 한 거예요?" 무라이는 책장에서 책 몇 권을 꺼내들며 답한다. "... 장려님께 모든 걸 설명드릴 순 없으나...제가 비자수리가 되던 날 선비들과 맺은 몇가지 약속이 있었지요.. 갑주를 가져가면 약속을 저버리는 것과 동시에 나랑고스까지 배신하는 꼴이 되겠지만.." "배신이라면..!? ... 설마 이중첩자?" 자신을 의심하는 리아의 앞에, 무라이는 꺼내든 책들을 무심하게 던져놓는다. "장려님께서 말씀하고 싶으신 건 그냥 '첩자'겠지요. ... 그리고 전 첩자 같은 게 아닙니다.." "말은 다들 그렇게 하죠!" 리아는 계속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를 보다,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태도를 바꾼다. "... 어쨌든, 지금은 장려이나 곧 선비가 될 몸! 오늘 진 빚은 나중에 받기로 하죠. 저를 도와주시는 거로요!" 무라이는 당황스럽다. 그래, 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싶을 터이다! 하지만, 무라이는 곧잘 장단을 맞춰 답해준다. "정말로 선비님이 되신다면.. 한 번쯤은.." "한 번쯤이라뇨!! 평생 쭈욱~ 도와주지 않으시면!!" 무라이는 아랑곳 않고 선힘으로 불을 피워, 종이 쪼가리 하나를 태운다. 리아는 다급해진다. "잠깐! 채, 책들을 태우시려고요?!!" "이것들은 대모장려님의 '봉인서'.. 서고에 등재되지 않은 숨겨진 책들이지요." 무라이가 골라둔 책들에 화륵, 불이 붙는다. 잘 타는구만. "!" 책들에 불이 붙기가 무섭게, 갑자기 서고의 돌벽 틈새에서 안개가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드르르륵, 숨겨진 문이 열린다.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저게 바로.. '잿빛 늑대의 환영갑주'입니다." * * * 그렇게, 무라이는 환영갑을 갖춰 입고 무덤겁에 맞서게 된 것이다! 무라이는 [[아주(동토의 여명)|아주]]와 [[다이라(동토의 여명)|다이라]]에게 뒤를 부탁한다. "남은 선비들을 무사히 나랑고스로 데려가 주십시오." 무덤겁이 무수히 많은 광선 포를 내뿜는다. 무라이는 잠자코 보고 있다가, 땅을 들어올려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막아낸다. 그가 맹렬히 싸우는 동안, 아주는 다이라와 함께 자리를 뜬다. 이어, 무덤겁은 두꺼운 촉수들을 꿀렁이기 시작한다. 이에, 무라이는 선검을 한번 크게 휘두른다. 칼날이 지나간 자리에 하얀 섬광이 잔상으로 남는다. 조용히 퍼지는 안개.. 그리고, 안개는 늑대 무리의 형상으로 변하여 무덤겁에게 달려든다. 늑대들을 쳐다보던 무라이는, 갑자기 피를 토한다. 그의 손을 흥건히 적신 핏물에, 무라이는 오묘한 표정으로 무덤겁을 올려다본다. 무덤겁은 촉수 공격을 감행한다. 하지만 각성 상태의 무라이에게 통할 리가 없었고.. 흥분한 무덤겁은 아예 그가 서있던 지반을 들어올려 날려버린다. 또 한번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무라이.. 그는, 자신을 따랐던 전우와 부하들을 추억한다. 슬픈 최후를 맞이한 그들을. * * * "힘들면 후방내로 빠져도 좋을 텐데?" "그럴 순 없어요! 어떻게 해서 따낸 자린데요!" 여나비패 선비의 말에, 햇병아리 같은 땅머리패 선비는 기세등등하게 답했다. 그리고, 땅머리패 선비는 자신을 지키려던 여나비패 선비의 품안에 안겨 눈을 감았다. * * * "선승님 뒤는 제가 봐드릴게요!" "말끝마다 선승, 선승.. 같은 동인끼리 뭔 선승이야?!" "한번 선승은 영원한 선승이라잖아요!" 어느덧 장성한 제자와 함께한 선승은 조금 불만인지 애꿎은 소리만 되뇌인다. 그리고, 선승은 가락지로 예쁘게 치장한, 그 풋풋하고 고운 손을 꼭 잡고 숨을 거뒀다. * * * 무라이는 고통스러워하며 검에게 기도한다. ''''보르앙고스의 잿빛 검이시여.. 제게 힘을 주소서!!'''' 이를 꽉 앙다문 무라이의 입이 점점 뒤틀려, 맹수의 주둥이로 변해간다. 마치.. 늑대와도 같이! 크르르르르. 날카로운 울음소리와 함께, 무라이는 눈을 뜬다. 그리고.. 무라이는 마침내, 한 마리의 거대한 잿빛 늑대가 되어, 그 하얀 눈을 밝게 빛낸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